
여름 장마의 초입.
5년 10개월의 복역 끝에 출소한 윤서하는 교도소 동기인 최민영의 집 ‘박하 맨션’에 머무르게 된다.
“예쁘게 생겼네.”
‘하는 일 없이 여자 꾀어서 떡만 치는 동네 한량이었어.’ 그곳에서 민영이 조심하라며 신신당부하던 옆집 남자를 만나고,
“담배 피우고 싶어? 이거라도 빨래?”
거침없이 욕정을 드러내는 남자는 그녀에게 일탈구가 된다.
“우리 계속 붙어먹을까?”
“왜?”
“타인의 온기를 느껴야 살아 있는 걸 실감한다며.”
“…….”
“우리 예쁜이 살려 주려고. 어때?”
“그러든가.”
아무런 의욕도, 의지도 없던 서하의 눅눅한 삶은 점점 그로 채워지게 되는데…….
여름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 살인미수로 5년 10개월을 복역하고 출소한 윤서하. 갈 곳 없는 고아인 그녀는 교도소 동기의 제안으로 민영의 집인 박하멘션 지하에 머물게 된다. 집과 마찬가지로 비를 맞는 것이 불쌍했는지 행인이 우산을 씌워 주고 갔다. 세상엔 아직 착한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서하.
민영의 말 대로 몇 번 잠자리를 가졌다는 옆집 남자가 열어놓은 문으로 들어온다. 무기력한 그녀는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보다는 그가 피우고 있는 담배가 간절하다. 남자에게 담배를 얻어 피우고 그는 욕정을 드러낸다. 담배 피우고 싶으면 문을 열어놓으라고 말한다.
다음날 담배와 라이터가 놓여 있었다. 그 다음날엔 아무것도 없었고 여기 온 뒤로 씻지 않은 서하에게 씻고 오라고 한다. 씻고 나온 서하에게 죽을 먹으라고 하는 남자. 사흘 전 죽을 먹인 남자는 보이지 않고 문 앞에 담배와 김밥을 놓고 갔다. 상쾌한 냄새가 나는 남자 생각 난다. 그고 다시 현관문을 열어 놓았다.
언제 잠들었는지 일어나 보니 옆집 남자가 와 있다. 좋은 냄새가 나고 보조개가 있는 잘생긴 남자. 민영을 포함해 재자 중에는 그런 부류가 더러 있었다. 관계를 일탈구로 삼는.
서하도 잡념을 잊기 위해 담배와 육체적 쾌락을 일탈구로 삼기로 한다.
"사람은 타인의 온기를 느껴야 살아 있다는 걸 실감한대."
담배를 피우거나 잠만 자는 서하는 처음이지만 교도소에서 들은 이야기도 많고 그와 몸을 섞으며 스스로 망가지려고 한다. 그와의 관계에서 숨통이 트이고 특히 그의 냄새가 좋다.
서하는 태어나자마자 버러졌다. 그리고 파양 당한 적 있다. 임신이 불가했던 부부가 서하를 입양하고 임신이 되면서 서하까지 돌볼 여력이 되지 않았다. 보육원에서 자매처럼 지낸 언니가 먼저 입양을 가고 자립하면서 같이 살게 되었다. 언니는 베이킹을 배웠다. 서하도 같이 배웠다.
언니가 바다를 보러가자고 했지만 거절했다. 일주일만에 나타난 언니는 멍이 있는채로 정신이 반쯤 나가 보였다. 그리고 언니는 자살을 했다.
보육원 원장이 그녀를 죽게 만들었는데 그 복수를 서하가 했다. 하지만 원장은 죽지 않았고 서하는 6년 가까이 복역하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자꾸 언니 생각도 나고 원장을 상해입힌 날이 생각난다. 하지만 그 남자와 함께 있다 보면 온기도 느끼고 냄새도 좋고 온갖 상념을 잊을 수 있었다.
분식집에서 함께 분식을 먹다가 전화를 받으러 나간 남자를 따라 나갔는데 그는 통화에서
'쓸 만하게 만드는 중이라고 전해' 라고 말했다.
남자는 당분간 일 하고 온다면서 오랫동안 못 올거라며 자신의 휴대폰을 두고갔다. 특정 이름이 뜨면 자신일 테니 그 전화만 받으라고 했다. 남자는 자주 전화할처럼 말하더니 그 뒤로 전화가 없었다.
집요하게 오는 '상무님' 의 전화..
그에게 한마디 해주려고 받았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무턱대고 바다가 가고싶은 서하는 밖으로 나왔다.
처음 보는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멋대로 서하를 주무르고 반응이 없다며 때리기도 했다.
서하는 반응해 주었다. 어렵지 않았다.
골목길 한복판에서 추행을 당하던 그때 옆집남자가 나타나 남자를 제압하고 서하를 자신의 차로 데리고 갔다.
서하가 바다를 보러가려고 나왔다고 하자 남자는 바다로 데려갔다. 처음엔 시커먼 바다가 무서웠지만 날이 밝으니 무섭지 않았다. 한 걸음씩 바다로 들어가는 서하.
"만약에 파도가 머리 위까지 쳐서 나를 휩쓸어 가면.
그냥 그렇게 둬."
순간 남자가 서하를 어깨 위에 걸치고 바다를 벗어났다.
그리고 서하는 민영의 면회를 갔다.
남자는 바다를 다녀온 이후 외출도 하지 않고 다른 생각은 조금도 들지 못하게 몸을 섞어왔다. 남자는 쓸데없이 다정하게 서하를 쓰다듬고 뽀뽀를 한다. 서하는 남자에 대해 묻는다.
남자는 비닐봉지에 버려져 있었다고 한다.
스무살에 엄마를 만났는데 얼마 안있어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일 하고 6년 전 한국에 왔다고 한다.
서하는 남자가 지난 번 사온 케이크와
늘 먹던 떡볶이를 먹고 싶다고 사오라고 했다.
승천할까봐 두럽다는 남자를 안심시키고 내보냈다.
그리고 이헌의 계획이 틀어진다.
깨어 있을 때는 겁없고 무기력하고 세상 다 산 노인네 처럼 굴지만 잘 때는 아아치럼 우는 여자. 매달리고 껴안고 달라붙으면서도 종잡을 수 없는, 매번 예상을 빗나가는 여자.
조폭물은 <혼자 걷는 새> 를 읽고 너무 좋아서 불호인 조폭/암흑가 키워드 극복하여 <비등점> 을 읽었는데 너무 세서 충격받았음(비등점 리뷰는 다음에) 세 번째 읽는 조폭물 <박하>는 다행히 순한맛이었다.
교활하거나 강압적인 장면, 잔인하거나 입 더러운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는데 저급한 말은 하지만 이제 웹소설 입문 1년이 지나니까 이정도는 수용 가능하다.
<혼자 걷는 새> 만큼 아주 깊은 내면의 심리를 읽을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두 주인공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했다.
초반에 관계 장면이 주로 나와서 그저 씬 위주의 글인가 생각했는데 중반 이후 위기-절정 단계가 극적이라 지루하지만은 않다.
언니가 자살한 이유
서하가 원장을 칼로 찌른 이유
박하 멘션 옆집 남자의 정체
남자의 속마음
서하의 속마음
남자의 냄새
서하가 원장을 죽이려했던 이유를 솔직히 털어놓았을 때 너무 마음 아팠다. 단순히 복수가 다가 아니었다.
그리고 가볍게 스쳐간 내용이 나중에 두 사람과 연관 있는 것도 짜릿하고 꽤 재미있었다.
후반부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과 결말이 굉장히 달달하다.
어머니에게 낳자 마자 버려진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남주가 나이가 더 많아서 그런건지, 거칠게 살아온 환경 때문인지 더 어른스럽고 여주가 기댈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고 사랑 듬뿍 주는 것이 너무 좋았다.
웹소설에서 어떤 조직의 냉혈한 리더가 권위나 체면 생각 안하고 솔직하게 누가 보든 신경쓰지 않고 애정표현 하는 장면들은 참 좋아보인다.
웹소설계의 최수종들ㅋ
진짜 상남자들!
여주 서하도 솔직하고 거침없고 할 말 다하는데 남주도 만만치 않게 솔직함. 두 사람 대화를 주고 받는 것 보면 환상의 커플이다. 토크가 지루할 틈 없음. 남주의 같잖은 연기를 하는 모습이 능청스럽고 너무 귀엽다.
서하가 불안정하고 삶에 의욕 없고 애정결핍이 있어서 자꾸 안기고 들러붙는데 남주는 다 받아주고 밥 먹이는 데 진심이다. 뽀뽀해주고 너무 다정해서 가끔 조폭인거 잊음. 서하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안기는지 읽으면서 조금씩 너무 안타까운데 정서적으로 기대고 마음을 여는 과정이 달달했다.
이런 장면 읽으면 나도 기분이 좋아졌음!!!
애정결핍 전과자 여주
뽀뽀귀신 조폭 남주
로맨스 소설
가김 작가의 소설 <박하> 추천!
네이버 시리즈, 리디에서 볼 수 있다.
같은 작가의 <대호>는
여주가 성범죄 피해자라서 마음 아파서 못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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